여러분들은 혹시 모든 기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이제부턴 비판적인 사고를 갖고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있는 그대로가 대중에게 보이길 원하지 않는 자들이 이 세상에는 매우 많거든요. 누군가는 그들의 추악한 진실을 숨기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요, 이 사회는 현저하게 '교묘히 만들어진 거짓'과 '은폐된 진실'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모든 기자가 '기자'라는 직업에 사명감을 갖고 이 거리를 다니고 있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숨겨져 있는 진실을 목숨을 걸고 밝히려고 하는 기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죠. 잊혀진 걸 찾고 숨겨진 걸 찾아가는 길에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 직업에 '진실된 책임감'을 가진 자들이라면 이후를 믿고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문을 나서는 겁니다. 분명 같은 시간 누군가는 끝까지 진실을 찾아 나서고 또다른 누군가는 진실을 감추려고 나서고 있겠죠. 별별 짓궂은 일을 당하면서도 올바른 길을 가는 기자들을 보면 목숨을 소중히 하지 않는다며 비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것 하나만은 알고 계셔야합니다. 진실이 잊혀져 가고 거짓만이 세상에 활개를 칠수록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더욱 거대하고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란 걸요.
이런 말을 하는 제가 꽤나 우스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기자증을 차기 전까진 여러분과 같은 한 시민이었고, 이런 일을 직접 겪었기에 더욱 충고를 드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의 일이지만 결국 그러한 과거도 올바르게 잡지 못하면 왜곡된 역사로 영영 남아 버릴 테니까요.
예견된 미래
어렸을 적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매일 아침의 일상이었습니다. 푹 잠을 자고 깨어서는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창을 열어 밖을 바라보는 거였어요. 이 조용한 항구 도시에서 가장 멋진 건 진푸른 빛을 빛내며 오늘도 시원한 소리를 내는 대서양 바다였으니까요.
그 나이에도 호기심이 많았던 저는 창밖을 바라보며 오늘은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지를 생각하고 있었죠. 어린아이였기에 그런 게 용서가 되었지만 지금 와선 참 부모님의 마음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네요. 매일 부모님은 아침마다 제 건강을 신경 쓰셨거든요. 아침마다 상태를 확인하는 부모님의 행동에 문득 궁금해서 여쭤봤고, 그에 부모님의 입에서 나온 답은 꽤나 충격적이었죠. "카일라, 너는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안 있어서 크게 힘들어했던 적이 있었단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병원에서 지냈었지... 다행히 제때 해결할 수 있었어서 다행이었단다."
약간의 걱정이 담긴 따뜻한 눈길로 저를 바라보신 부모님은 이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셨죠. 머지않아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면서 다시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이어졌죠. 문을 열어보면 언제나 깔끔한 정장을 입고 멀끔히 머리를 넘긴 모습의 남자가 서 있고 저는 두 팔을 벌려 환영했었답니다. 매 주말마다 외삼촌이 항상 방문을 하셨거든요. 항상 저에 대한 걸 부모님께 여쭈어보고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셨기에 그때 저는 주말만 되면 수다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이후 놀고 있으라는 말과 함께 부모님과 긴 시간 이야기를 하셨죠. 어린 나이였던 저는 그저 어른들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늘 그렇듯 집 주변을 거닐고 해변가를 걸어 다녔죠. 그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건 제가 청소년이 되고서부터 였지만요.
그것이 받아들일 운명이라면
항상 창 밖에서 보이던 푸른 파도가 나아가는 것처럼 인생도 계속 잘 풀려갔으면 좋았겠지만, 10대가 되고서 제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어요. 여느때와 다름없는 아침, 심지어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었지만 그날 처음으로 번개를 맞은 느낌을 받았죠. 창 밖을 열었을 때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바람과 바다내음...그리고 서서히 밀려오는 수근거림이었어요. 어디서 축제나 행사가 열리는 건가 했었지만 점차 그 소리들은 커져갔고 이내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에 박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만...!이게...이게 무슨 소리야! 조용히 해!!! 조용히 하라고!!!"
제 비명을 들은 부모님은 이내 부리나케 방을 열고 저를 안아주셨지만 그들의 온기는 되려 제 상태를 악화시킬 뿐이였죠. 부모님이 말을 하고 있지 않아도 두 분의 목소리가 들렸고 들리는 생각들에 그들이 제게 차마 말해주지 않은 진짜 과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제게...무슨 일이 있던거에요...? 한동안 아무일이 없었단 건 뭐에요..?"
그 말을 남기고 저는 결국 쓰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들어온 여러 소리와 생각들로 눈이 감긴 후에도 머리가 지끈거렸죠.
눈을 떴을 때는 매우 늦은 밤이였고 제 침대 옆에는 소수의 의사들과 함께 외삼촌이 서 있었습니다. 작은 수근거림만은 계속 귓가에 맴돌고 있었지만 아침보다는 상태는 괜찮았습니다. 방 문 가까이에 울상인 부모님이 서 계셨고 이내 외삼촌은 부모님과 말을 나눈 후 제 방문을 닫고 저에게 다가오셨습니다.
"긴 시간 숨겨서 미안하구나. 아니, 미안하다." "뭐가...미안하다는 거에요..?" "오늘 네가 아침에 겪은 일은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터 겪었던 일이란다. 너는 마인드 리더니까." "...마인드..리더라면...제가 능력자란 거에요..?" "그래. 그것도 선천적으로 태어난 아이이지. 이젠 진실을 말할 때가 다가왔다곤 생각했어. 이 능력은 본래 네 능력이고 이젠 네가 감당해나가야할 테니까."
그와의 이야기가 끝난 이후 다음날부터는 지옥의 시작이었어요. 눈을 뜨면서 부터 귓가에 소리가 맴돌기 시작했고 이윽고 수많은 생각들이 들리기 시작했죠. 집을 나서면 몇걸음 걸어가다가 멈추고하기 다반사였죠. 하지만 이건 불행의 시작에 불과했어요.
가족들만이 알고 있던 제 능력을 결국 모두가 알게 되었죠. 특히, 학교에서 동급생들과 선생님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어요. 그들은 날 괴물취급을 하였고 즐거웠던 생활은 이내 부셔지기 시작했어요. 매일매일 남들에게 상처를 받았고 집에 오면 심장은 갈기갈기 찢긴 느낌이었어요. 세상에 버림받은 느낌을 받았고 점점 저는 혼자가 되어갔죠.
유일한 흥미
능력에 점차 익숙해져 갈 즈음 학교 생활은 극에 치달았어요. 교실에선 저는 아예 없는 취급이었죠. 대학교를 가기 전까지는 이 곳, 갈리시아에서의 생활을 계속 버텨나가야했기에 이를 악물고 버텨낼 수 밖에 없었어요. 시험을 볼 때도 남들과 같은 교실에서가 아닌 거리가 떨어져있는 다른 공간에서 보거나 시험이 끝난 이후에 혼자 불려가서 치뤘죠. 선생님들도 저를 좋게 보는 눈치가 아니였어요. 그들이 아무 말을 안해도 제겐 그들의 생각이 읽혔기에 그저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어요.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갈 즈음 다시 살아갈 희망을 얻게 된 건 학교의 도서관이었어요. 도서관은 학교 건물에서 꽤나 떨어져 있었고 무엇보다도 오래된 건물이었기에 소수의 선생님들만이 들렸던 공간이었어요. 다른 친구들이 식사를 하고 있을 무렵, 저는 아무 소리도 없이 도서관으로 향했어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래된 책향기가 저를 반겼고 이내 서서히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었죠. 미세한 노이즈 같은 소리는 맴돌았지만 도서관이 유일한 안식처였어요.
처음 도서관에 오게 된 이후로 매일 방문을 하며 차츰 책을 잡기 시작했죠. 목재로 된 책장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하나둘 읽기 시작하였지만 어느 것도 와닿지가 않았죠. 특히,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이 가득 나오는 소설책에는 흥미를 도저히 가질 수가 없었어요. 이미 저는 저의 능력으로 모든 사람의 생각을 다 읽을 수 있었으니까요.
어느덧 책장이 많이 남지 않았을 때, 조용히 한 책장에 꽂힌 책들을 유심히 보았어요. 유독 오래된 책들이 가득한 그곳은 역사책들이 가득한 공간이였죠. 책을 한 권 뽑아 앞장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책을 그 자리에서 바로 다 읽어버렸죠. 그리고 제 얼굴에는 생기가 점차 생겨갔고 이내 눈 앞에 희미한 빛이 생긴 느낌이었어요. '역사'는 유일하게 제 능력이 통하지 않는 분야였기 때문이죠. 머지 않아 한 책장에 있는 책들을 다 읽어버렸고 대학교 진학 전엔 이미 학교에 있는 모든 역사책을 다 섭렵해버린 후였어요.
아크로폴리스
도서관에서 새 희망을 갖게 된 후 학교 생활 중에 공부만은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부모님께서도 저를 걱정해서 이 곳을 떠나 나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셨으니까요.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수천 번은 하였기에 사람들이 잠에 들어 생각이 덜 들리는 밤에 공부를 해야했어요. 그래서 주말 족족 침대와 한 몸이 되어야했지만요. 제 능력과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이 곳을 떠나기 전까지 능력을 제어하는 방법을 터득하고자 노력했죠. 스스로에게 되새기며 공부에만 집념했고 결국 그토록 원하던 마드리드로 가게 되었죠.
능력을 지니고 있는 건 같았지만 대학교에서 만난 학우들은 저에 대해 아는 자들이 없었죠. 그와 동시에 저도 또한 그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학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죠.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읽고 그들이 원하는 거에 맞춰 행동하였기에 대학교에서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죠. 대신 그 만큼 제 자신을 통제하고 남들에게 맞춰주는 삶을 살아가야했어요. 그래도 고향에 있던 것 보다는 행복한 삶이였죠.
가장 즐거웠던 건 역시나 공부였어요. 학창시절에 빠진 역사에 매료가 되어서 대학교를 올 때도 전공으로 선택했어요. 전공을 공부할 때만큼은 가장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남들의 생각도 희미하게 들리는 느낌이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저희 콤플루텐세 대학교는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기에 더욱 다양한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어요. 갓 성인이 된 학생들도 지도 하에 유물들을 직접 보고 발굴 현장 방문을 할 수 있었기에 더더욱 공부에 열정을 갖게 되었죠. 당시 저의 지도교수였던 로드리고 교수님은 세계적으로 명망을 쌓아온 분이셨죠. 다른 교수님들보다 조금 젊은 나이이셨지만 남들에게 존경을 받을 만큼 훌륭한 업적을 쌓아오셨죠. 그 분을 처음보고서 저 분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난생 처음으로 꿈이 생긴 기분이였어요.
깨진 희망
제가 평화롭게 남들처럼 살아가는 걸 아무도 바라지 않았던 걸까요. 약 1년 만에 저는 책을 집어던질 수 밖에 없었고 도로 고향으로 와야했어요. 교내가 시끄러워 진 건 날씨가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한 5월경이였죠. 여러 경찰들과 몇명의 용기사들이 학교에 들어와서 저희 학부의 건물에 들이닥쳤습니다.
"로드리고 세르반데스. 당신을 유물 조작 및 사기 혐의로 체포합니다. 이 시간부로 당신의 모든 지위를 박탈하겠습니다." "왕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유구한 스페인의 역사와 왕실에 먹칠을 한 그 죄에 대해서는 가서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시죠." "이..이거놔!!! 나..난!!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 그 여자야!!그 여자가 그리 하라 했다고!!!"
갑작스러운 사람들의 방문과 소음, 그리고 주변에 점점 몰려드는 사람들에 이내 머리를 감사고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어요. 처음 교수님을 뵈었을 때의 표정과 체포되어 질질 끌려가는 교수님의 모습은 매우 극과 극이였으니까요. 주변 친구들이 저를 부축하는 게 들렸지만 그 자리에서 한동안 있을 수 밖에 없었죠. 가장 존경하고 바라보던 사람이 거짓된 것이였고, 유일하게 꿈이라고 믿었던 길이 내게 준 것은 기만이였다는 사실에 허망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어요. 더 이상 책을 피고 싶지 않았고 다시 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느낌이었죠.
"카일라, 제발...네가 우리 학과에서 가장 공부하고 싶었던 아이잖아." "그래...교수님은..아니 그 사람은 잊고 다시 공부하도록 해.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거 너도 알잖아." "...모두가 그러지 않다는 건 알고 있어. 그래도...이젠 모든 게 다 의심스럽거든. 무엇이 '거짓 같은 진실'인거고 무엇이 '진실 같은 거짓'인걸까."
동기들을 보며 처음으로 그런 표정을 지어서일까요, 그들의 마음의 소리가 들렸죠. 말로만 걱정해주는 표현들, 실상은 날 시기하고 날 이상한 아이로 취급하는 그들의 진실된 생각이요. 모든 게 다 가증스러웠고 바로 그 날 소지품들만 들고 학교를 떠나버렸어요. 길을 떠나는 내내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더 들리기 시작했고 더더욱 나를 비참히 몰아가는 거 같았죠.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지내야하는지 막막할 따름이었죠. 앞이 막힌 길에 서 있는 느낌이었어요.
새로운 길, 그리고 만남
고향에 되돌아오고 유일하게 제가 할 수 있는 건 방 안에 틀어박히는 일이였죠. 가끔 조용해진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 외엔 하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밖을 나가면 저를 안 좋게 바라보는 시선들은 여전히 따라왔고 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말들이 가득 들려왔으니까요. 부모님은 출근 하시기 전 제 방문 앞에 들리시어 인사를 하고 나가셨어요. 그렇게 혼자 남겨지고서야 머리끝까지 덮었던 이불을 내리고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왔죠.
그 날은 유난히도 심심함을 느꼈던 건지, 천천히 방을 나서 한걸음 한걸음 계단을 내려왔어요. 물을 한 잔 가지고 아무도 없는 거실에 멈춰섰죠. 바쁜 아침에도 언제나 신문을 챙겨보셨던 아버지가 그날은 유난히 바쁘셨는지 신문이 그대로 펼쳐져 있었죠. 보기가 좋지 않아서 조용히 탁자에 컵을 내려 놓고 신문을 정리하기로 하였어요. 첫 장으로 넘겼을 때, 유독 첫 페이지의 기사 사진과 제목이 눈에 띄였고 조용히 입으로 제목과 기자의 이름을 읽어봤어요.
"..아인트호벤...고아원...가십페이퍼...클리브..스테플"
천천히 그의 기사를 읽기 시작했어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을 즈음에야 신문을 제 손에서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시간이 이렇게 간 줄 모르고 한 자리에서 여러번 같은 기사를 읽었던 거죠. 처음에 읽었을 때는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기사를 쓴 그를 걱정했지만 다시 읽어가며 그가 추적해 온 길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어요. 남들은 모르는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쫓아가는 그의 발자취가요. 그가 쓴 기사는 희미해졌던 제 희망을 다시 밝혀놨죠.
부모님이 돌아오시고 저는 거실에 앉아있는 채로 부모님을 맞이했어요. 얼마만에 부모님께 얼굴을 보인 건지 제가 있는 걸 보고는 두 분 다 매우 놀란 표정이셨어요. 저는 결심한 후 이내 머금고 있던 말을 내뱉었어요.
"...저. 영국으로 떠날래요."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니? 영국이라니?" "더는 가만히 있고 싶지 않아요. 이 사람처럼...이젠 사회에 맞서 싸우고 싶어요. 저, 기자가 될래요."
머지 않아서 영국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어요. 대서양 바다를 가로질러가며 더욱 마음을 다잡았죠. 배에서 내려 마주한 런던은 스페인과 다른 분위기였어요. 어딘가 음침하면서도 어두웠지만 많은 능력자들과 단체들이 존재하는 런던이였기에 오히려 더 제가 있을 곳이라고 느끼며 발걸음을 옮겼어요. 1년 정도 늦게 다시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고 런던에서 착실하게 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갔죠. 어느 덧 졸업만을 남겨뒀을 때 기회를 갖게 되었죠.
런던 거리의 한 건물에 들어가 조심스레 문을 열고 안내받은 곳으로 따라갔어요. 주위에는 갑자기 뛰어나가는 사람들, 타자기 소리, 그리고 종이와 잉크냄새들이 났고 제 머릿속에 들린 그들의 머릿속은 온통 여러 사건들로 도배되어있었죠. 작은 공간에 안내를 받고 앉아있다가 저 멀리서 들리는 생각에 이내 그 곳을 잠시 나와 지켜보기로 했어요. 누군가 다가와 이윽고 방 문을 여는 소리가 났고 조금 멀리서 그의 모습을 처음 볼 수 있었죠. 그에 대해 미리 조사를 하였기에 방에 제 물건 몇개를 놔두고 자리를 비웠었죠. 그가 진짜라면 제가 이 곳에 있다는 것도 알테니까요.
"카일라 씨. 거기 있는거 다 압니다. 나오시죠" "안녕하세요, 기자님. ..아니 클리브 스테플 기자님." "저에 대해서 꽤나 조사를 하고 오신 모양이군요?" "그저 진짜 기자님이 맞는지 확인하고자 했어요. 저는 있는 그대로를 믿기 어렵거든요." "뭐...기자라는 직업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자세이기도 하지만...초면부터 이런 식으로 사람을 만나고 싶진 않았거든요."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죄송할 따름이에요. 그래도 기자님을 만나고 싶었다는 건 진심이니까요." "그건 진심인 걸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아인트호벤 고아원 기사를 둔 것도, 옥스퍼드 대학교 볼펜을 둔 것도 당신에 대한 정보를 내게 주기 위해서였겠죠. 뭐, 여튼 이런 수재가 저희 쪽에 와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 그렇다고 제 생각을 너무 읽으려고는 하지 않았음 좋겠군요." "기자님의 생각을 굳이 읽고 싶진 않아요. 그런일은 없도록 저도 노력할 거고요." "좋습니다. 인사치례는 이 정도로 하죠.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카일라 씨." "카쥬 라고 불러주세요. 이제 본명으로 불리고 싶진 않거든요." "그래요. 그럼 절 따라오시죠, 카쥬씨."
그와의 인연의 시작이였고 어느덧 그와 그의 연인인 잭과 익숙해진 삶을 살아가게 되었어요. 고향은 그저 방에서 바라봤었던 바다 풍경만이 생각날 뿐이였어요. 과거의 일은 이제 잊고 기자라는 내 사명을 갖고 그들과 함께 이 사회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기로 했어요. 그게 내가 앞으로 가야할 길이니까.
프로필
관찰
그녀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에 지속적인 의구심을 가진다. 그녀의 통찰력은 우리가 굳게 믿고 있던 거짓을 걷어내고 숨겨진 진실을 찾아 낼 것이다.
능력
독심술사(Mind Reader).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녀 또한 재단의 능력자와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으나 되도록 상대의 마음을 조종하는 건 쓰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다고 한다. 대신 그녀는 취재용으로 사용하는 카메라를 능력과 함께 사용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관련사건파일
0152212, 선천적 능력자에 대한 연구 조사 보고서 (서론)
거대 일식 이후, 다양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태어났지만 이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이 되어지고 있다.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갑작스러운 능력이 발현된 후천적 능력자, 태어날 때부터 능력을 가진 선천적 능력자로 나뉘어있다. 이 중 우리는 성장에 따른 능력의 증감과 능력의 영향을 알아보고자 비밀리에 연구를 시작하였다. 각국 정부는 능력자들에 대한 정보를 보다 신속히 공유하기로 하였고 그렇기에 신생아를 맡는 병원 측에서도 태어난 아이에 대한 검사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할 시에는 능력자 유무를 검사한 후 그에 따른 결과를 보고하기로 되어있었다. 능력자로 판정이 된 아이들은 신속히 임시 코드 발행과 함께 능력자로 등록이 되었다. 그리고 해당 능력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사이퍼들이 장기간 배치가 되었다. 자칫 능력으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었기에 국가적으로 능력자를 고용하여 배치한 것이다.
5473285, 1917.04.21. 검사 일지(바스티안 디에고, 약화 능력자)
그녀를 처음 만난 건 갈리시아에 위치한 대학병원에서 였다. 원인 모를 고열에 시달리던 갓난 아기는 내가 오고 나서야 진정이 된 건지 이내 곤히 잠에 들었었다. 하마터면 그녀의 뇌는 다시 살릴 수 없는 길을 갔을 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잠잠해진 병실을 나와 그녀에 대한 검사 보고서를 받은 후 매달 한번씩 정기적으로 그녀의 집에 방문을 하였다. 그녀의 부모님에겐 나의 정체를 숨기고 친척으로 말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7살이 된 그녀는 여전히 평범하게 지내고 있었고 머리에 이상은 없었지만 그녀가 성장을 하며 그녀의 능력 또한 서서히 커져가는 것을 느꼈다. 내 능력으로도 한계는 있을 것이고 그녀가 그녀의 능력을 순수히 받아들일 때가 곧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361357,고고학자 로드리고 세르반데스 체포 (델피나 벨라스코, 기자, 아베쎄)
지난 19일,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한 교수의 체포가 이루어졌다. 외국에서도 훌륭한 연구 논문들을 발표하고 여러 발굴현장에 수차레 참여를 했던 로드리고 세르반데스는 국내에 귀국 후 스페인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되었다. 그런 지원에 힘입어 스페인 국내의 유적 또는 거주 추정지를 돌아다녔고, 이내 그는 부르고스의 한 동굴에서 선사시대의 벽화와 함께 몇 구의 원시 인류의 뼈를 찾았다고 발표하였다. 스페인의 역사가 앞당겨지는 순간이었으나 이는 금새 황실에도 먹칠을 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익명의 제보와 함께 다른 학자들의 의문으로 재조사가 시작되었고 결국 벽화와 뼈 모두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스페인의 유구한 역사에 검은 칠이 들어가게 되었고 그의 영광도 이내 나락으로 추락하였다. 체포 후 심문과정에 있어서 그는 내내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누군가를 말하며 자신은 시키는 대로 했다고 되풀이하는 말 뿐이였다고 한다. 그의 주변 탐문 중 그가 최근에 한 종교에 빠졌다는 증언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해당 종교의 영향이 유력하다고 보여진다.
관련 문서
인상이 좋은 외모, 사교성이 좋은 그녀에게 쉽게 빈틈을 보이지 말아야한다. 이미 그녀는 당신의 생각을 읽고 모든 걸 파악했을 것이다. 이미 알았을 때는 그녀에게 모든 것이 들통났을 때일 것이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강한 무기들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에게 절대 거짓말을 하려고 해선 안된다. 순수히 그녀에게 털어놓는 것이 이후의 일에 있어서 좋을 것이다.
성격
외모에 드러나듯 밝고 사교성이 좋아 처음 보는 사람과도 긴 시간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예의바른 태도와 재치, 그리고 이야기 하는 중 보이는 웃음은 상대의 긴장을 풀게 만들기도 한다. 그녀의 밝고 귀여워보이는 태도에 어설프다고 보여질지도 모르지만 이미 그녀는 냉철히 능력을 이용해 거짓과 진실을 파악하고 정보를 얻는다.
관계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기자와 취재원 간의 관계이지만 그녀에게 있어 클리브와 그의 연인은 예외적이다. 그녀에게 있어 그 둘은 가족과도 같은 존재이자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 같은 존재로 보인다. 이외에도 회사의 몇몇 능력자들과 함께 몇몇 다른 능력자들과 독단적으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